미세플라스틱, 뇌에서 혈전 만들고.운동·인지 능력 떨어뜨린다…

인간이 만든 각종 플라스틱이 5㎜ 이하로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은 대기, 심해, 남극 얼음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이젠 인체에서도 검출되는데, 다만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 정확히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쏟아져나오는 관련 논문들은 이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담고 있다.

인간이 만든 각종 플라스틱이 5㎜ 이하로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은 대기, 심해, 남극 얼음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이젠 인체에서도 검출되는데, 다만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 정확히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쏟아져나오는 관련 논문들은 이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담고 있다.

 

중국 환경과학연구원 연구팀은 체내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생쥐에게 형광 물질이 발린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공급한 다음 광학 현미경으로 뇌를 관찰한 것이다.

 

분석 결과, 혈액뇌장벽을 통과한 미세플라스틱은 뇌 면역세포에게 먹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뇌 면역세포는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지 못했고 뇌 피질의 모세혈관 속을 떠돌다가 응집해 혈전을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형성된 혈전은 혈류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특정 장소에 응집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했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혈류량 감소 현상은 7일 이상 지속됐다. 28일이 지나자 혈류량이 다시 늘어나긴 했지만 미세플라스틱 침투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뇌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미세플라스틱이 쥐의 뇌를 통과하는 과정을 뇌혈관 현미경 이미지를 통해 추적했다.

 

 

관찰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면 면역세포가 이를 발견하고 섭취했다. 플라스틱을 먹은 면역세포들은 응집해 혈전을 형성했다. 혈전은 뇌 조직과 세포로 흐르는 혈류를 방해했다.

 

 

미세플라스틱 때문에 뇌 혈류를 방해받은 쥐는 기억력 미로 테스트 수행 능력이 낮아지고 운동 기능이 저하되는 등 신경학적 장애의 징후를 보였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혈류량 감소 현상은 7일 이상 지속됐다. 28일이 지나자 혈류량이 다시 늘어나긴 했지만 미세플라스틱 침투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직접 조직에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악영향을 준다는 메커니즘을 밝혀내 미세플라스틱 독성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며 “미세플라스틱이 신경 장애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 장기적 영향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국내 연구진은 국내 성인 10명 중 9명의 혈액 속에서 평균적으로 입자 크기 20~50µm인 미세플라스틱이 1㎖당 4.2개 수준으로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진은 8년 동안 시신 92구를 연구한 결과 모든 장기에 미세플라스틱이 쌓여 있었으며, 특히 뇌에서는 간·신장 등 다른 장기보다 7~30배 많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최근 공개됐다.

 

조 규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