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천국’ 한강 하구
한강 하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서로 섞이는 기수역(汽水域)이다.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고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어부들이 묵직한 그물을 걷어 올린다.
배 위에서 그물을 열자 새우와 함께 각종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큰 쓰레기를 걷어낸 뒤 배에 설치된 대형 선풍기를 틀었다. 새우와 쓰레기를 분류하기 위해서다. 바람과 채를 이용해 새우를 걸러내자 그물을 가득 채웠던 비닐 쓰레기만 남았다. 지금은 유통되지 않는 오래된 과자 봉지도 보였다.
오래전 부터 강줄기를 따라 이동하다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다. 과거에는 쓰레기량이 많지 않아 수작업으로 분류했는데, 점점 그물에 걸리는 쓰레기량이 많아지면서 조업보다 쓰레기를 골라내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에 어민들은 배에 선풍기를 설치하거나 1천500만원 정도 들여 자동 선별 기계를 설치하였다고 말했다.
상당한량 의 비닐 쓰레기가 표층이 아닌 수층을 통해서 움직이고 있다 보니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김포와 인천 강화도 사이의 염하수로(강화해협·더리미포구)에서 인양된 쓰레기 대다수는 10㎝ 이하 크기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풍화된 비닐과 마대자루 조각이 나온다는 점에서, 이 지역 어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쓰레기는 오래전 한강 유역에 대량으로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티로폼 어구와 육지 쓰레기 상당수는 작게 부서지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미세프라스틱은 회수를 할 수가 무척 어렵기 때문에 해양환경을 오염 시켜서 어패류를 통하여 인체에도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게 이미 밝혀진 것이다. 한강하구의 엄청난 쓰레기 는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한강 하구가 강과 바다의 경계에 있다 보니 쓰레기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 하천의 폐기물은 환경부가 관리하지만, 해양 폐기물은 해양수산부가 맡고 있다.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는 “해양 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육상 쓰레기가 강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며 “한번 바다로 흘러간 쓰레기는 관리가 어려우므로 육지와 하천에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의 유입을 철저하게 차단 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