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에서 ml당 1억 개가 넘는 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나노플라스틱은 지름이 1μm(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보다 작은 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최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s)’에는 오스트리아 다뉴브 사립대학교 의학과 연구팀의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오스트리아 다뉴브 사립대학교 의학과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8명에게 2주 동안 플라스틱병이나 유리병에 담긴 물 대신 수돗물을 마시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기간에 참가자들의 혈압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완기 혈압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낮아진 혈압은 4주 후에도 유지됐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면 혈류 내 미세 플라스틱 입자 수가 감소해 혈압 또한 낮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생수병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은 병 자체가 오염됐을 수도 있지만, 취수원의 오염이나 제품 포장 과정에서 오염이 일어날 수 있다 고 말했다.
우리 몸에 들어간 150μm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은 체내 흡수가 어려워 배변 활동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10~20μm 크기는 소화관 내벽은 물론 혈관벽도 통과할 수 있다. 이렇게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에 잔류하기도 하고 세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도 한다.
100nm 정도로 작아지면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인체 유해성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세포는 외부에서 이물질이 들어오면 다시 내보내거나 세포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섭취도 피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흔히 별 의식없이 사용하는 일회용 컵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내부가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컵은 100도의 뜨거운 물에 20분간 노출시키면 mL당 10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용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최근 발표됐다.
2020년 미국 연구에선 기증받은 시신서 채취한 폐·간·비장·콩팥 등 47개 기관 및 조직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2021년 이탈리아 연구에선 6명의 출산부 중 4명의 태반에서 12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같은 해 미국 연구에선 신생아의 태변과 유아의 대변에서 PET 등 플라스틱 입자가 확인됐다. 2022년 네덜란드 연구에선 사람 혈액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 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거나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물리적 마찰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생긴다. 이 작은 입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심장, 간, 혈관 등 우리 몸 어디에나 존재한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은 고혈압을 유발하고, 심장 질환의 발병 위험도 키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어 고혈압이 환자는 특히 주의가 요구 된다.
정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