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공시장 90% 장악… 방산·첨단산업 공급망 ‘직격탄’
美 기업 ‘리알로이’, 비중국 독자 공정으로 반격 나서
중국이 30년에 걸쳐 구축한 희토류 패권이 서방의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1992년 덩샤오핑이 “중동엔 석유,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언급한 이후, 중국은 채굴을 넘어 가공·정제 기술까지 장악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고리를 틀어쥐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가공의 약 90%가 중국에 집중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한 산업 문제를 넘어 군사적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승인 절차를 강화하자, 미국 자동차 산업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포드자동차는 핵심 부품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을 확보하지 못해 시카고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멈춰야 했다. 드론, 미사일, 전투기 엔진 등 첨단 무기 체계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공급이 막힐 경우, 방위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실제 과거 무역 협상 과정에서도 중국의 ‘자원 카드’는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이 희토류 가공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이 단기간 내 입장을 선회한 사례는 자원 무기화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비중국 공급망 구축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 REalloys(리알로이)는 중국 기술이나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희토류 가공 체계를 구축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기업은 캐나다 연구기관과 협력해 희토류 산화물을 생산하고, 이를 미국 내 시설에서 방산용 금속 합금으로 가공하는 ‘완전 탈중국’ 공급망을 구현했다.
특히 리알로이는 기존 중국식 공정을 모방하지 않고, 분리 화학과 야금 기술을 새롭게 설계했다.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공정을 관리하며, 노동 의존도가 높은 기존 방식 대비 효율성과 순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서방 기업들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2027년부터 시행되는 미국 국방부 조달 규정(DFARS)은 무기 체계에 사용되는 희토류의 전 공정에서 중국산을 완전히 배제하도록 요구한다. 단순히 제3국에서 재가공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비중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리알로이는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400톤 규모의 국방용 희토류 금속 생산에 나설 계획이며, 향후 600톤까지 확대를 추진 중이다. 미국 수출입은행(EXIM) 역시 약 2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 의향을 밝히며 전략적 가치를 인정했다.
이번 흐름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던진다. 희토류 확보의 핵심은 광산 보유가 아니라 ‘가공·합금화 기술’에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NATO 시장을 겨냥하는 국내 방산 기업이라면, 공급망 내 중국 의존도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원료 확보를 넘어 정제·분리·금속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AI 기반 공정 혁신과 비중국 공급망 확보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 남 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