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더 이상 기상이변의 주변부가 아니다. 계절 경계가 무너지고 바다·산·도시 곳곳에서 비정상적인 현상이 연쇄적으로 나타나며 “이미 시작된 이상기후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계절이 사라졌다… 12월 한파·11월 열기 뒤섞여
올겨울은 시작부터 예외였다. 12월 초, 북극 한기가 벽처럼 내려오며 급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쳤다. 불과 몇 주 전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난화로 대기 흐름이 흔들리면서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충돌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제 20~30년에 한 번씩 나타나는 수준의 기상이변이 거의 매년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남해 ‘따뜻한 바다’… 어장 무너지고 가뭄 경보
이상현상은 바다에도 나타났다. 서해·남해 수온이 예년보다 2~3도 높게 유지되며 연안 어종 분포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흔하던 겨울 어획량은 줄고, 난류성 어종이 북상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여기에 가을부터 이어진 강수 부족으로 일부 지역 댐 저수율은 평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농업용수는 물론 산업단지 수급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에는 ‘세 가지 위협’… 미세먼지·열섬·침수
도시에서는 기후 변화가 일상의 위험으로 나타난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계절과 상관없이 반복되고
도심 열섬현상은 냉난방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며
국지성 호우는 시간당 100㎜를 넘나드는 집중침수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더 이상 기후 재난은 특정 계절의 문제가 아니다”며 “도시 구조 전체가 기후 변화에 취약해졌다”고 지적한다.
전문가 “경고는 끝났다… 지금은 대응이 늦었는지 따질 때”
기후·재난 분야 연구자들은 “한국은 이미 기후 위험의 중심부로 들어왔다”며 “문제는 앞으로의 속도”라고 말한다.
탄소 배출 감축뿐 아니라 도시 침수 대응 시스템 개선, 물 관리 체계 개편, 생태 복원 등 총체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이상현상은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대응이 늦어지면 사회·경제 전방위로 충격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속도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유 남 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