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다카이치 총리, 경주 회담… 셔틀외교 복원·첨단기술 협력 합의
한국과 일본이 ‘과거의 그림자’를 넘어 미래지향적 협력 시대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0월 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2025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당초 20분 예정이던 회담은 약 45분간 진행됐다.
양 정상은 경제·안보·사회·문화 등 전 분야의 실질 협력 강화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반도체·배터리·AI 등 첨단산업 협력 확대, 청년 교류 프로그램 확대, 그리고 고위급 셔틀외교 복원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과거의 대립이 아니라 미래의 공동번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을 구체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과 일본은 전략적 동반자이며, 함께 아시아의 번영을 이끌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현안은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
관계자는 “현안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합의된 틀 속에서 실질 협력을 진전시키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관계 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일 양국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주요 협력 방향을 밝혔다.
안보·경제안보 협력 강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
한미일 3국 안보협력체 내 실무대화 정례화
경제·기술 협력 확대
첨단소재,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협의체 구성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전환 분야 공동연구
사회·문화·청년 교류 증진
청년 워킹홀리데이 쿼터 확대
문화콘텐츠·관광산업 상호지원
셔틀외교 정례화
연 1회 이상 정상회담 개최 합의
외교·안보·경제장관 회담 정례화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한일관계 정상화의 실질적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한국외대 김연철 교수는 “과거사 문제를 넘어서 실질 협력에 초점을 맞춘 첫 회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은 신뢰회복의 가시적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회담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의 실질적 진전 없이 협력만 강조한 점에 대해 시민단체와 일부 야당은 “본질적 해결 없이 외교적 포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공동으로 제시한 협력의지가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다.
이달 말부터 외교·경제·안보 분야 실무 협의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특히 12월 도쿄에서 예정된 한일 경제안보대화가 구체적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미국·중국 간 전략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일 간 실질 협력은 동북아 안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원 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