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더 깨끗하다’며 선택해온 생수에서 수돗물 대비 최대 10배에 달하는 미세오염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광고와 포장으로 굳어진 ‘생수=안전’ 공식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생수 시장을 지탱해온 청정·프리미엄 이미지는 사실상 신화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안전연구소가 시중 생수 20종을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유기화합물·나노입자 등 오염 지표가 수돗물보다 평균 6배, 최대 10배 높았다. 특히 페트병 내부에서 떨어져 나온 나노플라스틱의 양은 수돗물의 몇 배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보관과 운송 과정에서 플라스틱 용출이 사실상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깨끗한 지하수’ 신화도 붕괴…취수원 오염 흔적 확인
일부 생수 제품에서는 취수원 지하수에서 유래한 농약류 및 난분해성 유기물이 발견됐다. 상수도는 고도정수처리, 정밀 여과, 소독을 거치는 반면 생수는 ‘원수의 청정성’에 의존하는 구조다. 한 물환경 전문가는 “지하수 오염은 수년째 지속될 수 있어 수돗물보다 위험할 수 있다”며 “원수 오염 사실을 소비자가 알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불신 급확산…생수 시장 ‘정면 충돌’ 직면
국내 생수 소비량은 1인당 연 100L를 넘고 시장 규모는 2조 원대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번 결과로 생수 시장은 소비자 신뢰 추락이라는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오프라인과 SNS에서는 “수돗물보다 더 오염된 생수를 마셨다니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와 식약처는 즉각 생수 관리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관계자는 “필요하면 생수 전수조사 및 기준 강화도 진행하겠다”며 “취수원 관리, 용출 규제, 물류·보관 환경 등 생수 산업 전반의 재점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수 산업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만큼, 단순한 점검 수준으로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관리체계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김 영 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