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환경부 주관 미세먼지 관리 시행계획 추진실적 종합평가에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세종시가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세종시에 따르면 제1차(2020∼2024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에 따라 산업·수송·농업 및 생활·시민건강 보호·정책 인프라 분야의 61개 세부 대책에 대한 추진 실적과 예산집행률을 종합적으로 심사했다. 지난해 세종지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19㎍/㎥로, 이는 기준연도인 2016년 23㎍/㎥ 대비 17.4% 개선된 수치다.
특히 산업 부문 대기 배출사업장 총량관리제 이행, 무공해차 충전 기반시설 확충,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시행 등 전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했다.그런데 종합평가에서 부강면도 포함된 것인가?
금강상류,지형적 특성 부강면
금호리 일대의 새벽 공기는 이 성과가 결코 균등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지역은 대형 소각장, 시멘트 중간처리장, 대규모 축산단지가 밀집한 데다, 금강 상류라는 지형적 특성까지 겹치며 만성적인 대기 정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소각장·시멘트·축산…한곳에 모인 복합 오염원
부강면 금호리 에는 대형 소각시설이 가동 중이고, 인접한 매포역 주변 지역에는 시멘트 중간처리장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 축산 분뇨와 암모니아 배출이 상시 발생하는 대형 축산단지까지 더해지며, 지역은 대표적인 복합 대기오염 취약지대로 꼽힌다.
환경전문가들은 이 같은 배출 구조가 단일 오염원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암모니아, 악취 물질이 결합해 2차 초미세먼지(PM2.5) 생성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금강 상류, ‘안개’가 아닌 ‘오염을 붙잡는 장치’
부강면의 또 다른 문제는 지형과 기상 조건이다. 금강 상류를 따라 형성된 저지대 지형은 새벽 시간대 수증기와 냉기가 머무르기 쉽다. 이때 발생하는 습한 공기는 단순한 안개가 아니라, 오염물질을 흡착해 대기 중에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해 뜨기 전 시간대에는 대기 확산이 억제되는 역전층 현상이 반복적으로 형성돼, 소각장· 시멘트 시설· 축산단지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위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생활권에 정체된다.
한 대기환경 전문가는 “이런 조건에서는 같은 배출량이라도 주민이 흡입하는 실제 농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며 “측정소 평균값으로는 절대 포착되지 않는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새벽에 더 위험한 이유…잠든 시간의 노출
문제는 이 정체 현상이 주민들이 잠든 새벽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환기 부족, 장시간 노출, 반복 누적은 노약자와 호흡기·심혈관 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부강면 주민 오모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칼칼하고 창문을 열기 힘든 날이 많다”, “냄새와 함께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새벽 시간대 오염은 민원도, 단속도 드물어 행정의 감시망 밖에 놓이기 쉽다.
평균 농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건강 위험
현재 미세먼지 관리 정책은 주로 도시 평균 농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부강면처럼 특정 시간·특정 조건에서 오염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평균값 자체가 위험을 은폐하는 지표가 된다.
환경단체들은 부강면을 “행정 성과 뒤에 가려진 국지성 환경 위험 지역”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형 소각시설과 시멘트 처리시설, 축산단지가 동시에 인접한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드물다.
필요한 것은 ‘순위’가 아닌 ‘정체 시간 관리’
전문가들은 부강면 문제의 핵심을 배출량 관리보다 ‘정체 시간 관리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새벽·야간 시간대 상시 대기측정
습도·기온·풍속을 결합한 건강위험 지수 도입
소각·처리시설의 시간대별 가동 관리
축산 악취·암모니아 배출의 계절·시간 제한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환경보건 전문가는 “부강면은 단순한 미세먼지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건강이 동시에 위협받는 지역”이라며 “이제는 ‘얼마나 줄였는가’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누가 더 위험한가’를 기준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남 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