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폐기물 처리 어디로…민간 소각시설 역할 부각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본격 시행되면서 폐기물 처리 체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공 소각시설 확충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일부 생활폐기물이 민간 소각시설로 이동하면서 환경 안전성과 처리 비용을 둘러싼 논쟁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부 폐기물 반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지 처리 원칙’을 강조하며 수도권 폐기물 반입에 대한 경계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민간 소각시설 역시 공공시설과 동일한 법적 관리 체계 아래 운영되고 있어 직매립 금지 이후 발생한 처리 공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은 4일 수도권에 위치한 조합원사의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언론에 공개했다. 직매립 금지가 2026년 수도권에서 시행된 뒤 2030년 전국 확대가 예정된 상황에서 민간 시설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실제 운영 상황을 공개하겠다는 취지다.

공제조합 측은 민간 소각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민간 소각시설이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거나 처리 거부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두 달 동안 민간 소각과 관련된 사고나 처리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수도권 민간 소각시설은 하루 약 100톤 규모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연간 약 1만 톤 처리하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팀과 온수 등 열에너지를 인근 산업시설에 공급하고 있다.

공제조합은 민간 소각시설의 또 다른 장점으로 에너지 회수 기능을 강조했다. 민간 시설은 산업폐기물 처리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소각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합에 따르면 국내 민간 소각시설은 연간 약 918만 Gcal의 소각열 에너지를 생산하며 이 가운데 약 631만 Gcal가 산업체와 지역난방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해당 시설의 경우 에너지 회수 효율 인증 86%를 받았으며, 시설 개선을 위한 재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공 소각시설의 처리비는 톤당 약 14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각재 처리비 약 7만 원이 별도로 계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를 포함하면 실제 비용은 톤당 약 21만 원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간 소각시설은 소각재 처리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공공시설보다 낮거나 유사한 수준에서 처리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환경 관리 체계 역시 공공시설과 동일한 수준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민간 소각시설은 굴뚝자동측정기기(TMS)를 통해 질소산화물, 먼지, 염화수소, 황산화물, 일산화탄소 등 주요 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실시간 측정한다. 측정 결과는 한국환경공단으로 즉시 전송돼 상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배출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자동 알람이 작동하고 설비가 연동돼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업체 관계자는 “배출 기준을 세 차례 초과하면 소각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정지와 재가동에만 수일이 걸리기 때문에 기준 준수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민간 소각시설은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기·수시 점검을 받고 있으며, 5년 주기 적합성 확인과 3년 주기 정기검사를 거치는 등 통합환경관리 제도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이후 소각 물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업계는 구조적으로 과도한 소각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한다.

민간 소각시설은 ‘올바로 시스템’을 통해 폐기물 반입이 관리되며 허가된 처리 용량의 130%를 초과할 수 없다.
즉 생활폐기물이 늘어나면 다른 폐기물 물량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총 처리량은 크게 늘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공공 소각시설 확충이 지연되면서 민간 시설 의존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직매립 금지 대응을 위해 27개 공공 소각시설 신·증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성남과 옹진 등 일부 지역에 그치고 있다.

업계는 올해 기준 직매립 금지 대상 폐기물이 약 144만 톤에 달하며, 2030년 전국 확대가 이뤄질 경우 민간 위탁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형순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이사장은 “민간 소각시설 역시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직매립 금지 시대에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를 위해 안전한 운반과 철저한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 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