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인지·출생신고의 공백에 놓인 아이들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답은 제도의 가장 약한 지점을 찌른다. 이른바 ‘유사 코피노’로 불리는 아이들은 행정 절차의 지연·회피 때문에 권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문제의 핵심은 개인의 선택이나 가족의 사정이 아니라, 아동권리를 성인의 법적 행위에 종속시키는 구조다.
아동의 권리는 출생과 동시에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인지·혼인·국적 취득이 끝나야만 학교·의료·복지의 문이 열린다. 그 사이 아이들은 학적 공백, 건강보험 미적용, 공적 지원 배제를 겪는다. 권리가 조건부가 되는 순간, 아이의 삶은 기다림으로 멈춘다.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권리를 가른다
인지를 하지 않거나 지연하는 경우, 아이의 법적 지위는 공백 상태로 남는다. 이는 부모의 책임 문제를 아이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아동권리의 관점에서 보면 명백한 역전이다. 보호의 주체는 국가인데, 보호의 문턱을 부모의 선택에 맡겨둔 셈이다.
보이지 않는 차별, 일상에서 누적되는 상처
서류 한 장의 부재는 곧 낙인이 된다. 예방접종, 체육대회, 수학여행, 장학·돌봄 신청까지,아이들은 반복해서 “서류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 이 경험은 정체성 혼란과 학습 위축으로 이어지고, 또래 관계에서도 상처를 남긴다. 차별은 또다른 폭력이 될 수 도 있고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