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파에 쌓이는 40톤 쓰레기…명동, ‘관광 명소’ 뒤에 숨은 도심 환경부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명동이 연말을 맞아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불빛과 축제의 이면에서는 하루 수십 톤에 달하는 쓰레기가 쏟아지며 도심 환경부담이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

서울 중구에 따르면 명동 일대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는 평소에도 하루 평균 31톤에 달한다. 관광객이 집중되는 연말에는 배출량이 급증해, 지난해 연말에는 하루 최대 40톤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명동스퀘어 최초 카운트다운 쇼 등 대형 행사가 예정돼 있어, 쓰레기 발생량은 예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단순한 ‘미관 훼손’이 아니다. 단기간에 집중 배출되는 대량 쓰레기는 수거 지연 시 악취·해충 발생은 물론, 미세플라스틱과 침출수 유출 등 2차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객이 버린 일회용 컵과 포장용기 대부분이 재활용이 어려운 혼합폐기물이라는 점도 도심 자원순환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이에 대비해 중구는 연말·연시 명동 거리 청결 관리에 총력 대응에 나섰다. 기존에는 새벽과 야간 위주로 운영하던 쓰레기 수거를 연말 기간에는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추가로 확대해, 사실상 24시간 수거 체계를 가동한다. 쓰레기가 거리에서 체류하는 시간을 최소화해 환경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명동 거리가게 운영자들의 역할도 눈에 띈다. 운영자들은 가게 앞에 종량제 봉투를 비치해, 해당 가게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관광객의 쓰레기를 받아주는 ‘열린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연말에는 시인성이 높은 통일된 디자인의 안내판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거리 투기 대신 수거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중구는 단속과 관리에 그치지 않고, 거리가게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위생·친절·환경 인식 개선 교육을 병행하며 지속 가능한 관광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연말까지는 미스터리 쇼퍼 제도를 운영해 친절도와 가격표시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무질서한 상행위로 인한 환경·소비자 피해도 함께 관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명동 사례가 “도심 관광지의 환경 수용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한다. 한 환경정책 전문가는 “관광객 증가에 맞춰 수거만 늘리는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일회용품 사용 감축, 다회용기 도입, 관광지 맞춤형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쓰레기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K-관광의 중심지인 명동은 대한민국 관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공간”이라며 “청결 관리는 물론, 쓰레기 감축과 자원순환까지 고려한 지속 가능한 관광환경을 만드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화려한 연말 축제 뒤에 쌓이는 쓰레기 더미. 명동의 청결 관리 강화는 단기 대응을 넘어, 대량 소비와 일회용 문화에 기반한 관광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 규 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