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반대 여론 속 ‘관리’…지금은 ‘방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인근의 영상산업단지 공사 현장은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주요 서식지와 맞닿아 있다. 과거 공사 추진 초기에는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 여론이 일며, 고양시가 직접 관리·감독에 나섰다. 당시에는 보호구역 현황 점검, 일부 모니터링 활동, 시민 참여 논의 등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시의 관리·감독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보호망이나 안내판, 산란기 관리 같은 기본적 조치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맹꽁이 서식지는 중장비와 공사 자재 더미 속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환경단체 “행정의 뒷걸음질” 비판
환경단체들은 현재 상황을 두고 “행정의 뒷걸음질”이라고 비판한다.
한 관계자는 “공사 초반 시민 여론이 거셀 때는 시가 앞장서 관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결국 보여주기식에 불과했다는 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활동가는 “행정이 발을 빼면서 공사장은 마음대로 운영되고, 보호구역은 사실상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아00 현장은 현장 펜스에 보호막을 설치해 맹꽁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공사 현장에서는 맹꽁이 이동 통로 보호망이 전혀 없다.
습지 훼손: 공사 과정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자재로 산란 웅덩이가 메워지고 있다.
소음·조명 간섭: 밤샘 공사가 이어지면서 맹꽁이 산란 활동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고양시 환경정책과는 제보와 보도가 이어져도 현장 점검이나 시정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의 경고
전문가들은 맹꽁이 보호구역 관리가 시민 압력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뤄졌다가 방치되는 패턴은 행정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다고 경고한다.
“보호구역은 여론에 따라 관리 여부가 달라지는 대상이 아니다. 지속적이고 제도화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행정기관이 일관성 있게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서식지는 사라지고 보호구역 지정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호수공원 맹꽁이 보호구역은 도시 개발과 생태 보전의 균형을 시험하는 상징적 현장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반대가 거셀 때만 관리에 나서고, 지금은 방치하는 고양시의 태도는 행정의 무책임을 보여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니라, 맹꽁이 보호를 위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감독이다.
이 원 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