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폐어구가 80% 차지…미세플라스틱확산·어종감소·어업피해‘현실화’

전문가 “수거 중심 정책 한계…유입 자체를 막는 구조 개편 시급”

매년 약 14만 톤의 해양쓰레기가 우리 해역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한국 연안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1톤 트럭 14만 대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것과 같은 규모로, 플라스틱과 폐어구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해 수거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해양수산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해양쓰레기의 52%는 플라스틱, 27%는 폐어구·그물, 나머지는 비닐·고무·금속류로 구성된다. 이 중 상당수는 파도와 자외선에 의해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며, 수서생물의 체내에 축적돼 먹이사슬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연안에서는 어종 감소, 산호지대 약화, 저서생물 개체 급감 등 연쇄적인 생태계 붕괴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 피해도 심각하다. 폐그물로 어선 장비가 손상되거나 오염된 어장 환경으로 인해 조업 난항이 이어지면서 어업 피해액이 연간 4천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일부 어촌에서는 “고기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걸린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문제는 수거 속도가 유입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연간 7만~8만 톤의 쓰레기를 치워도, 14만 톤의 신규 유입이 이어지며 바다는 끝없이 축적되는 ‘쓰레기 저장소’로 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일본 등 인접국과의 해류 영향으로 국경을 넘는 해양쓰레기도 꾸준히 유입돼 국내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해양쓰레기 문제를 “기후위기·미세플라스틱에 이어지는 차세대 환경 재난”으로 규정하며 해결의 핵심은 ‘유입 차단’이라고 강조한다.

필요한 대책으로는 ▲폐어구 보증금제 도입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하천 유입 쓰레기 차단막 확대 ▲국제 공동 규제 체계 구축 ▲미세플라스틱 정밀 감시 강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해양쓰레기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 이미 생태계의 시간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용 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