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세에서 공세로…‘합수본’ 한 수에 정치 지형 흔들

그동안 각종 의혹과 논란 속에서 방어에 몰렸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정국의 중심으로 다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구성 지시가 나오자, 조 대표가 “내가 먼저 제안한 해법”이라며 즉각 공세로 전환하면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판이 뒤집혔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조 대표는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합수본 우선 구상은 내가 이미 제시했던 문제의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며 “누가 말했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이 갈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치의 퇴행”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간 자신의 주장을 왜곡했다며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친여 성향 유튜버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특검 만능주의 아닌 현실적 수사 경로

 

조 대표의 핵심 논리는 ‘속도와 효율’이다. 그는 지난 23일 이미 “2차 종합특검을 준비하는 동안 수사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수본을 즉각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규모 특검을 반복 가동하는 데 따른 비용과 정치적 소모를 줄이고, 기존 수사의 흐름을 끊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조 대표는 “합수본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이후 필요하다면 2차 특검으로 성과를 넘기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특검은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 수단이지 출발점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주장은 ‘특검 반대’라는 프레임에 갇혀 거센 반발을 샀지만, 대통령의 지시가 나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민주당 내부에도 미묘한 긴장

 

합수본 우선론이 힘을 얻자 민주당 내부 기류도 복잡해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설 연휴 전까지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내란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특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기존 특검에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는 현실을 보며 추가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며, 종교와 정치의 결탁 의혹에 대해서도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한 반헌법적 사태”라고 규정했다.

 

우당언급갈등 봉합 신호?

 

흥미로운 대목은 조 대표의 메시지 말미다. 그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우당(友黨) 아니냐”며 “새해에는 크고 넓게 가자”고 적었다. 강도 높은 비판 속에서도 관계 단절이 아닌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정면충돌을 피하면서도 주도권은 놓치지 않겠다는 계산”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국 변수로 떠오른 조국

 

대통령의 합수본 지시, 민주당의 특검 강행, 그리고 조국 대표의 ‘선제 제안’ 주장이 맞물리면서 정국은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동안 방어에 치중하던 조 대표가 정책 설계자이자 방향 제시자로 위치를 바꾸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조국 대표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해명이 아니라, 향후 수사 프레임과 야권 내 역할 구도를 다시 짜겠다는 신호”라며 “합수본과 특검의 병행 여부에 따라 정치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의 방식 하나를 둘러싼 논쟁이 권력 구도와 전략 경쟁으로 확산되면서, 정국의 긴장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 명 호 보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