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공기방울’로 잡는다

국내 연구진, 화학약품 없이 제거율 최대 34% 높인 친환경 정수 기술 개발

강과 바다, 그리고 우리가 마시는 물까지 스며든 미세플라스틱이 전 세계적인 환경·보건 위협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미세 공기방울’을 활용한 고효율·저비용 정수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화학적 처리 없이도 미세플라스틱 제거 효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 핵심이다.

고려대학교기계공학부 연구진은 물의 회전 운동으로 밀도 차이를 분리하는 하이드로 사이클론방식에,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은 미세 공기방울을 결합했다. 장치 내부에서 형성되는 두 개의 소용돌이 가운데, 물보다 가벼운 미세플라스틱은 부력의 영향을 받아 중심부로 모이고 상단 소용돌이를 따라 배출된다.

여기에 미세 공기방울이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달라붙으면 ‘유효 밀도’가 더 낮아져 분리 효과가 강화된다. 연구진은 빠른 유속과 안정적인 공기방울 농도조건에서 중앙에 형성되는 공기 코어(기둥)가 미세플라스틱을 위쪽으로 끌어올리는 유인 통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는 뚜렷했다. 미세 공기방울을 주입했을 때 미세플라스틱 제거 효율은 최대 34% 향상됐고, 세탁기·건조기에서 발생하는 섬유성 미세플라스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23% 이상 제거율이 증가했다. 필터 교체나 약품 투입이 필요 없어 유지·관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고속 유동 기반이어서 대용량 수처리에 유리하며, 정수장뿐 아니라 하천·하수 처리와 산업용 폐수 관리로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한 미세플라스틱을 공기방울’이라는 물리적 해법으로 잡아내는 이번 성과가 차세대 친환경 정수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영 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