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는 작고 가볍지만 재활용 선별 과정에서 걸러지기 어렵고, 다른 플라스틱 재활용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소각이나 매립으로 직행하는 비율이 높다.
소각은 매립보다 공간 부담은 적지만,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기후·대기 환경에 또 다른 부담을 남긴다. 직매립 금지가 ‘탈매립’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탈플라스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상온에서 썩는 대체 소재… 구조 전환의 실마리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이 상온(20~30℃)의 가정용 퇴비 환경에서 약 6개월 내 분해되는 빨대 대체 소재를 개발했다. 광물에서 추출한 무기물 기반 소재로 제작돼 기존 플라스틱과 유사한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자연 분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제품은 국제 인증기관 TÜV오스트리아에서 ‘OK COMPOST HOME’ 인증을 획득했다. 산업용 고온 설비가 필요한 ‘INDUSTRIAL’ 등급과 달리, 일반 가정 퇴비 조건에서도 1년 이내 분해가 확인된 사례다.
이는 “생분해”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 생활환경에서는 분해가 어려웠던 기존 제품의 한계를 보완한 기술로 평가된다.
기술만으로는 부족… 감량·재사용 병행해야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대체 소재가 곧 면죄부는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분해가 가능하더라도 무분별한 일회용 사용이 지속된다면 자원 채굴·제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과 에너지 소비는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회용 컵·용기 보증금제 확대, 공공기관 일회용품 전면 감축, 생산자책임재활용(EPR) 강화, 재질 단순화 설계 의무화 등 구조적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처리”에서 “예방”으로
직매립 금지 이후 나타난 ‘원정 소각’은 폐기물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다. 더 많이 태울 것인가, 더 멀리 보낼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덜 만들고 덜 쓰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플라스틱 빨대 하나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우리 사회의 자원 소비 구조를 묻고 있다. 환경적 접근의 출발점은 소각장 증설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 단계에서의 과감한 감량 전략에 있다.
이 경 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