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법왜곡죄 고발 1호’ 사건을 수사1부에 배당하면서, 사법부 수장을 향한 초유의 수사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법왜곡죄 적용 여부를 둘러싼 해석 논쟁까지 겹치며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병철 변호사가 고발한 조희대 대법원장 사건을 지난달 19일 수사1부(부장검사 나창수)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은 ‘법왜곡죄’가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고발인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과정에서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7만 쪽이 넘는 재판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결론을 내린 점을 핵심 위법 사유로 제시했다.
같은 날 공수처는 김상연 부장판사에 대한 법왜곡 혐의 고소 사건도 수사1부에 함께 배당했다. 김 판사는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 사건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하면서도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는데, 고소인 측은 이를 두고 “논리적 모순이자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에 ‘법왜곡죄’가 포함되는지 여부다. 현행 공수처법은 수사 대상을 형법 제122조부터 133조까지로 제한하고 있어, 최근 도입된 법왜곡죄를 둘러싼 법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사법부 독립과 형사책임 사이의 경계선을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수사 착수 여부에 따라 사법부와 수사기관 간 긴장 관계가 한층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는 고발 내용의 법리적 타당성과 관할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판단은 향후 법왜곡죄 적용 기준과 공수처 권한 범위를 가늠하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영 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