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헌정질서 파괴의 최고 책임”…윤석열에 사형 구형

김용현 무기징역·조지호 20년 등 군·경 수뇌부에 중형 요구

2024년 12월 3일 불법 계엄을 선포해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특별검사팀이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군과 경찰을 동원, 헌법 질서를 무력화하려 한 중대 범죄”라며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내란 범죄보다도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한 뒤 이같이 구형했다. 계엄 기획과 실행을 총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국회 봉쇄를 지휘한 경찰 수뇌부에는 징역 15~20년의 중형을 각각 요구했다.

특검은 “이번 사안은 국민 저항과 국회의 신속한 계엄 해제 의결로 가까스로 저지됐지만, 계엄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는 위험한 전례를 남길 수 있었다”며 “헌정 파괴를 주도한 공직 엘리트들에 대해 단호한 처벌이 재발 방지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판은 오전 9시 30분부터 밤 8시 40분까지 이어진 서증 조사 후 구형 절차로 진행됐다. 박억수 특검보는 “피고인은 헌법이 설계한 통치 구조를 무력화하고 군·경을 통해 새로운 통치 질서를 만들려 했다”며 “국민과 국가에 준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또 “진지한 반성이나 책임 인식 없이 계엄을 ‘자유민주주의 수호’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김 전 장관에 대해서도 “국방 수장으로서 계엄설을 부인하며 국회를 속인 채, 취임 직후부터 군 동원 준비와 실행을 총괄한 핵심 설계자”라며 “참작 사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을 도운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을, 선관위 장악 및 ‘제2수사단’ 설치 모의에 가담한 김용군 전 대령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경찰 지휘부에 대한 책임도 강하게 물었다. 특검은 계엄 당일 1천 명이 넘는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치안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정치인 체포조 지원 요청에 관여한 윤승영 전 국수본 간부와 국회 경비 책임자 목현태 전 대장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10년과 12년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최종 의견이 이어지는 동안 별다른 반응 없이 정면을 바라보거나 간간이 미소를 보였고, 일부 발언에는 헛웃음을 지으며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방청석에서는 특검의 사형 구형이 나오자 탄식과 야유가 뒤섞였고, 재판부는 수차례 정숙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의 선고는 계엄을 통한 헌정 파괴 시도에 대해 사법부가 어떤 기준과 한계를 제시할지 가늠하는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유 남 근 기자